극장가 침체에도 질주하는 아이맥스, 애플 TV와 손잡고 F1 생중계까지 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화관 산업이 전반적인 침체의 늪에 빠진 가운데, 홀로 독보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기업이 있다. 바로 프리미엄 상영관의 대명사 아이맥스(IMAX)다. 대중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안방에서 일상적인 콘텐츠를 소비하는 대신, 기꺼이 지갑을 열고 외출할 만한 ‘특별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갈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를 증명하듯, 아이맥스는 최근 애플 TV(Apple TV)와 손잡고 2026년 시즌 포뮬러 원(F1) 그랑프리 실황을 미국 내 극장에서 생중계한다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프리미엄화 전략

사실 아이맥스의 상승세는 수치로 명확히 증명된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 12억 8000만 달러(약 1조 8500억 원)를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AMC나 시네마크 등 주요 대형 극장 체인들의 주가가 일제히 폭락한 것과 달리, 아이맥스의 주가는 오히려 40% 이상 급등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가 일상이 되면서 관객들의 관람 기준이 확연히 달라진 결과다. 웬만한 중저예산 영화는 집에서 즐기지만, 시청각적 쾌감이 극대화된 블록버스터만큼은 아이맥스 같은 프리미엄 라지 포맷(PLF)을 고집하는 수요가 뚜렷해졌다. 엔트텔리전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극장가 티켓 매출의 16% 이상이 전 세계 스크린 비율의 1%도 안 되는 PLF 관에서 쏟아져 나왔다. 극장 방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프리미엄 이벤트’로 자리 잡은 셈이다.

수익 극대화의 비결, ‘자산 경량화’

아이맥스의 나홀로 흥행 이면에는 매우 영리한 사업 구조가 숨어 있다. 이들은 직접 상영관 부지를 소유하거나 운영하지 않는다. 대신 독자적으로 개발한 영사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극장에 제공하는 라이선스 방식을 취한다. 장비 설치비 대부분을 부담해 주는 조건으로 전체 티켓 매출의 약 15~18%를 꾸준히 거둬들이는 ‘자산 경량화(Asset-Lite)’ 전략이다. 수많은 상영관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고정비와 업그레이드 부채에 시달리는 기존 극장 체인들과는 수익 구조 자체가 다르다. 흥행작이 하나 터지면 추가적인 비용 지출 없이 이익이 고스란히 쌓인다. 게다가 크리스토퍼 놀란을 비롯한 할리우드 거장 감독들이 아이맥스 포맷을 적극 지지하면서 전용 카메라로 제작되는 텐트폴 영화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이는 굳건한 브랜드 인지도와 함께 수익성 확대로 직결되고 있다.

스크린으로 질주하는 F1 그랑프리

영화계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아이맥스는 이제 스포츠 생중계 영역으로 눈을 돌려 프리미엄 경험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고 있다. 올해부터 미국 내 F1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애플 TV와 협력해 총 5개의 주요 그랑프리 대회를 대형 스크린으로 가져온 것이다. 당장 오는 5월 3일 열리는 마이애미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모나코(6월), 영국 실버스톤(7월), 이탈리아(9월), 그리고 미국 그랑프리(10월)가 차례로 극장가를 찾는다. 이는 최근 극장가에서 큰 성공을 거둔 블록버스터 영화 ‘F1’의 흥행 열기를 실제 모터스포츠 팬덤의 소비로 이어가려는 기술 공룡과 최고급 극장 브랜드의 전략적 계산이 완벽히 맞아떨어진 결과다.

관람을 넘어선 압도적인 현장감

물론 이번 생중계는 단순한 스포츠 영상 송출에 그치지 않는다. 관객들은 약 30달러의 티켓값으로 경기 시작 15분 전의 팽팽한 현장 분위기부터 본선 레이스, 경기 후 시상식 세리머니까지 총 150분간의 모든 여정을 함께하게 된다. 단순히 일요일 아침 거실에서 경기를 시청하던 것을 넘어, 아이맥스 특유의 초대형 스크린과 심장을 울리는 엔진 배기음을 통해 서킷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폭발적인 현장감을 선사한다. 집에서는 결코 모방할 수 없는 절대적인 몰입감. 결국 극장가 불황 속에서도 거침없이 질주하는 아이맥스의 성공 비결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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