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반도체 거인 인텔이 인도 뭄바이에 본사를 둔 타타그룹의 전자 부문 계열사, 타타 일렉트로닉스와 손을 잡았다. 이번 협력은 인도의 국내 전자 및 반도체 공급망을 확장하려는 타타그룹의 광폭 행보와 맞물려 성사되었다. 양사가 체결한 양해각서(MOU)에 따르면, 향후 타타 일렉트로닉스가 건설 중인 신규 공장에서 인텔 제품을 제조하고 패키징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할 예정이다.
특히 양사는 단순 위탁 생산을 넘어, 인도 내 소비자와 기업을 위한 맞춤형 인공지능(AI) PC 솔루션을 신속하게 확장하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 타타그룹 지주회사인 타타선즈의 N. 찬드라세카란 회장은 성명을 통해 “인텔과의 협력은 인도를 기반으로 한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의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하며, “확장된 기술 생태계를 통해 거대한 AI 기회를 선점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탈중국’ 기조 속 인도의 반도체 굴기
2020년 설립된 타타 일렉트로닉스는 인도 최초의 순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건설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타타 측에 따르면 해당 시설은 AI, 자동차, 컴퓨팅 및 데이터 스토리지 산업을 위한 칩 생산의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이는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소비국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자체적인 칩 설계나 제조 역량이 전무했던 인도의 현실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이다.
인도 정부 역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전자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꾀하며 ‘인도 반도체 미션(India Semiconductor Mission)’을 추진 중이다. 뉴델리 당국은 이미 180억 달러 이상의 누적 투자가 포함된 최소 10개의 반도체 프로젝트를 승인한 상태다. 인텔 CEO 립부 탄은 이번 파트너십에 대해 “PC 수요 증가와 급격한 AI 도입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할 엄청난 기회”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고성능 GPU 시장의 지각변동 예고
인텔이 인도에서의 생산 거점 확보에 열을 올리는 동안, 하드웨어 제품군에서도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최근 운송 데이터에서 열설계전력(TDP) 300W에 달하는 미공개 인텔 그래픽 카드가 발견되면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인텔이 기존 아크(Arc) 시리즈를 뛰어넘는 새로운 고성능 라인업을 준비 중임을 시사한다.
‘B770’으로 추정되는 이 그래픽 카드는 인텔의 현 플래그십 모델인 B580보다 전력 소모량이 33% 이상 높다. 이는 엔비디아의 RTX 4000 시리즈나 AMD의 RX 6000 시리즈 상위 모델과 경쟁할 수 있는 체급이다. 유출된 정보에 따르면 해당 카드는 32개의 Xe2 코어와 256비트 메모리 버스, 16GB의 GDDR6 메모리를 탑재할 것으로 보여, 성능 면에서 RTX 4070과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관측된다.
차세대 중급기 시장의 승부수
일각에서는 인텔이 효율성보다는 순수한 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춘 ‘BMG-G31’ GPU를 개발해 왔다는 루머가 있었는데, 이번 유출 정황이 그와 일치한다. 비록 최신 엔비디아나 AMD의 최상위 모델과 직접적인 경쟁을 펼치기엔 무리가 있겠지만, 가격 경쟁력만 갖춘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현재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인해 내년 GPU 가격 상승이 예고된 상황이다. 이러한 시점에 인텔이 해당 제품을 300~400달러 선에 출시한다면, RTX 5060 Ti나 RX 9000 시리즈 등 차세대 중급기 경쟁 모델들 사이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인텔은 그간 독특한 드라이버 특성과 업스케일링 기술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플랫폼을 제공해 왔으나, 시장을 압도할 만한 강력한 성능의 카드는 부재했던 것이 사실이다.
다만, 이번 소식의 출처였던 비디오카드즈(VideoCardz)의 게시물이 삭제되면서 정보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단순한 오류였는지, 혹은 인텔 측의 보안 조치로 인한 삭제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과거 배송 데이터 유출이 상당히 높은 정확도를 보였던 점을 고려할 때, 인텔이 하드웨어와 공급망 양쪽에서 공격적인 확장을 준비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