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첫 번째 레슨” 유노윤호의 역주행부터 BTS 귀환까지… 2026년 K팝, 안팎으로 뜨겁다

2026년 1월 9일, 새해 벽두부터 K팝 시장이 심상치 않다. 안으로는 4년 전 발매된 곡이 숏폼 알고리즘을 타고 기현상을 일으키고 있으며, 밖으로는 영국 음악 시장을 점령한 K팝 OST 신드롬과 거물급 스타의 귀환이 예고되어 있다. 과거와 현재, 국내와 해외를 아우르는 이 같은 열기는 올해 K팝 시장이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밈’으로 부활한 누아르, 유노윤호의 ‘레슨’

최근 국내 SNS와 커뮤니티를 강타한 것은 다름 아닌 동방신기 유노윤호의 2021년 발표곡 ‘땡큐(Thank U)’다. 발매 당시에는 한 편의 누아르 영화 같은 뮤직비디오와 진지한 콘셉트로 주목받았던 이 곡이, 2025년 여름부터 시작된 심상치 않은 조짐 끝에 현재 가장 뜨거운 ‘밈(Meme)’으로 떠올랐다. 발단은 인터넷 방송인 ‘룩삼’이 자신의 콘텐츠에서 이 곡의 뮤직비디오를 다루면서부터다. 비장한 멜로디 위로 흐르는 “이건 첫 번째 레슨”, “이제 두 번째 레슨”이라는 가사는 네티즌들의 놀이 본능을 자극했고, 이는 곧바로 숏폼 챌린지 열풍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유영진이 작사·작곡한 이 곡은 온라인상의 조롱조차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겠다는 유노윤호 특유의 강단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1절과 2절에 걸쳐 ‘레슨’이 이어지지만 정작 네 번째 레슨은 등장하지 않아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멜론 등 음원 사이트 댓글창에는 “릴스 보고 여기까지 왔다”, “듣다 보니 명곡이다”라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원곡자인 유노윤호 역시 이 유행에 기민하게 화답했다. 그는 지난 6일 SM엔터테인먼트 후배 그룹 라이즈(RIIZE)의 콘서트 현장을 찾아 멤버들과 함께 ‘레슨 완료’라는 제목의 챌린지 영상을 촬영했다. 이 영상은 공개 24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조회수 600만 회를 돌파하며 세대 간의 화합과 곡의 건재함을 동시에 과시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이에 대해 “영어 가사가 주를 이루는 최근 트렌드와 달리, 정직한 한국어 가사가 주는 직관적인 재미가 대중의 엔터테인먼트 욕구를 충족시켰다”며 유노윤호의 진지한 이미지가 개성 강한 가사와 만나 의외의 폭발력을 냈다고 분석했다.

영국 차트를 점령한 K팝 OST 군단

국내에서 ‘밈’이 K팝을 재발견하게 했다면, 영국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의 OST가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2025년 영국 음악 시장을 결산하는 지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단연 ‘K-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 OST의 약진이다. 이 앨범은 테일러 스위프트와 사브리나 카펜터의 뒤를 이어 2025년 영국에서 세 번째로 많이 소비된 앨범(44만 2,311 유닛)으로 기록됐다.

특히 이 앨범은 영국 컴필레이션 차트에서 28주 중 무려 27주간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수록곡 중 ‘골든(Golden)’은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후 처음으로 한국 아티스트 주축의 곡이 영국 차트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으며, 연간 소비량 133만 유닛을 넘기며 전체 4위를 차지했다.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송의 공세가 지난 현재, ‘골든’은 다시 톱 10에 재진입하며 식지 않는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해당 곡을 부른 가수 이제(Ejae)는 뮤지컬 시어터 배경을 가진 작곡가 마크 소넨블릭과의 협업을 성공 요인으로 꼽으며 “가사가 스토리의 일부이면서도 현대적인 팝의 접근 방식을 취한 하이브리드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Apt)’ 역시 브루노 마스와의 협업을 통해 영국 싱글 연간 차트 5위에 오르며 K팝의 저력을 보여줬다.

왕의 귀환, 그리고 변화하는 산업 지형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전 세계가 기다려온 소식도 전해졌다. ‘K팝의 아이콘’ BTS가 오는 3월 20일 빅히트를 통해 다섯 번째 정규 앨범을 발매하고 전격 컴백한다. 2019년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 이후 약 4년 만에 진행되는 이번 월드 투어 소식에 영국 현지 매체들도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BTS는 이미 ‘맵 오브 더 소울’ 시리즈로 영국 차트 정상을 차지한 바 있어, 이번 컴백이 세울 새로운 기록에 귀추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K팝 열풍이 단순한 음악적 유행을 넘어 문화적 현상으로 굳어졌다고 진단한다. 카르마 아티스트의 CEO 조던 제이는 “음악뿐만 아니라 음식, 드라마 등 한국 문화 전반이 서구권에 스며든 결과”라며 “서구권 작곡가들이 이제는 전통적인 팝 시장보다 K팝 아티스트와의 협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6년, 유쾌한 과거의 소환과 탄탄한 현재의 성과, 그리고 미래의 기대감이 맞물리며 K팝은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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