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VA, 10억 유로 규모 녹색 채권 발행 성공

스페인의 거대 금융 그룹 BBVA가 10억 유로(약 1조 4천억 원) 규모의 10년 만기 선순위 비선호(senior non-preferred) 녹색 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발행은 시장의 높은 관심 속에 예상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발행 세부 정보

이번에 발행된 채권은 2035년 만기물로, 유로존의 기준금리인 미드스왑(midswap)에 108 베이시스포인트(bp)를 더한 수준에서 금리가 확정되었습니다. 당초 은행 측이 제시했던 135bp보다 크게 낮아진 수준입니다. 총 28억 5천만 유로가 넘는 투자 수요가 몰리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습니다.

이번 채권 발행의 주관사로는 BBVA 자신을 포함하여 BNP 파리바, IMI-인테사 상파올로, 나티시스, 노무라가 참여했습니다. 채권은 전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만 판매되며, 유로넥스트 더블린 증권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입니다. 실질적인 자금 유입은 오는 8월 26일에 이루어집니다.

전략적 배경 및 자금 조달 계획

이번 발행은 BBVA의 2025년 도매 자금 조달 계획의 일환으로, 유럽 은행에 적용되는 최소요구자본 및 적격부채(MREL) 규제 요건을 충족하고 자기자본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선순위 채권 발행을 통해 은행의 Tier 2 자본이 보강됩니다.

BBVA의 올해 자금 조달 목표액은 총 50억 유로이며, 이번 발행으로 목표액의 4분의 3을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올해 들어 네 번째 발행입니다. BBVA는 연초에 금융계에서 ‘코코본드’로 불리는 조건부 전환사채와 Tier 2 후순위채를 각각 10억 유로씩 발행했으며, 지난 7월 초에도 10억 유로 규모의 2030년 만기 선순위 비선호 채권을 발행한 바 있습니다. 이제 연간 자금 조달 계획 완수를 위해 조건부 전환사채 발행 한 건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시장 상황과 사바델 은행 인수 시도의 영향

BBVA는 이번 발행을 통해 통상적으로 8월 말에 열리는 자본 시장 발행 창구보다 한발 앞서 움직였습니다. 이는 작년 조달액인 89억 유로에 비해 올해 자금 조달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어 유동성이 풍부하기에 가능했습니다.

특히 이번 발행은 현재 진행 중인 방코 사바델(Banco Sabadell)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OPA) 시도 속에서 이루어져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사바델 인수와 관련된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규 채권 발행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으나, 이번 발행의 성공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BBVA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굳건함을 보여줍니다. 한편, BBVA는 오는 8월 29일 배당금 지급을 앞두고 있으며, 이는 사바델 인수 제안의 주식 교환 비율 조정으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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