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이른바 ’15억원의 마법’이 통용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고강도 대출 규제로 인해 서울 내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15억원 선으로 급격히 수렴하는 현상이 포착된 것이다. 이는 15억원을 초과하는 순간 대출 한도가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에, 대출이 가능한 마지노선인 15억원 이하 매물에 매수세가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인위적인 누름 효과가 결국에는 중저가 아파트 가격을 밀어 올리고, 시차를 두고 고가 아파트 가격까지 자극하는 도미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10월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서울 지역 내 14억원 초과 15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량은 74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량 증가폭이 10%대에 그친 것과 대조해보면, 해당 가격 구간에 유독 수요가 쏠렸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14억 9000만원대 거래 비중이 전체의 30%를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정부가 15억 초과 아파트의 대출 한도를 4억원으로 묶어버리자, 시장 가격이 규제 상한선 바로 밑으로 키를 맞추는 모양새다.
실제 시장에서는 기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송파구의 대표적 대단지인 파크리오 전용 35㎡는 불과 몇 달 새 3억원 가까이 뛰어 14억원을 찍었고, 성동구 동아그린 전용 58㎡는 14억 9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심지어 같은 단지 내 더 넓은 평형인 전용 84㎡의 최고가보다도 비싸게 팔리는 ‘가격 역전’ 현상까지 벌어졌다. 반대로 15억원을 갓 넘겼던 양천구의 일부 단지는 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다시 15억원 아래로 몸값을 낮춰 거래되는 사례도 등장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중저가 아파트값이 치솟아 고가 아파트와의 가격 격차가 좁혀지면 수요는 필연적으로 상급지로 이동하게 된다”며 과거 2019년 대출 금지 조치 당시에도 강북 아파트값이 급등한 뒤 강남 집값이 폭발적으로 상승했던 학습 효과를 지적했다.
2026년 재테크의 화두, 유동성과 수익률
국내 부동산 시장이 대출 규제라는 변수로 인해 가격 왜곡과 유동성 경색을 겪고 있는 반면, 글로벌 자산 시장에서는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면서도 쏠쏠한 수익을 챙길 수 있는 상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2026년 2월 16일 현재, 미국의 머니마켓계좌(MMA)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인 금리를 제공하며 투자자들의 피난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2024년 말부터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하며 전반적인 시장 금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연 4.01%에 달하는 고금리 상품을 찾아볼 수 있다. 머니마켓계좌는 일반 저축 계좌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면서도, 수표 발행이나 직불 카드 사용이 가능해 입출금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즉, 부동산처럼 자금이 묶이지 않으면서도 상당한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장기 자금을 보관하기에 적합한 수단이다.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면 MMA 금리는 연준의 기준금리 정책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탔다.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팬데믹 당시에는 사실상 제로 금리에 가까웠으나, 2022년 이후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한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4%대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2026년 현재는 금리가 완만하게 내려가는 추세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온라인 은행이나 신용협동조합을 중심으로 고금리 경쟁이 치열하다.
안전한 ‘파킹’을 위한 체크리스트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는 ‘옥석 가리기’가 필수적이다. 미국 MMA 상품을 고를 때 단순히 표면적인 금리만 봐서는 안 된다. 일부 고금리 상품은 5000달러 이상의 높은 최소 잔액을 요구하거나, 월 관리 수수료를 부과해 실제 수익률을 갉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잔액 조건이나 수수료가 없는 상품을 꼼꼼히 비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금융 상품 선택의 최우선 순위는 안전성이다. 해당 금융기관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나 국가신용협동조합관리국(NCUA)의 보호를 받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예금자 보호 기능이 작동해야 금융사 파산이라는 만약의 사태에도 기관당 1인당 최대 25만 달러까지 자산을 지킬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의 규제 리스크와 금융 시장의 금리 변동성 사이에서, 2026년 투자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유연하고 기민한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을 지나고 있다.